진영 화포천습지 철새와 일출
🦢 김해 진영 화포천습지에서 만난 철새와 일출
새벽 공기가 아직 차갑게 남아 있는 시간,
화포천습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그 짧은 순간,
습지는 이미 하루를 시작하려는 생명들로 가득했다.
무서리가 내린 갈대숲 사이로 물안개가 천천히 피어오르고,
고요한 수면 위로 철새들의 울음소리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자
철새들은 일제히 날갯짓을 펼쳤다.
새들은 기다렸다는 듯 하늘로 날아올랐다.
수백 개의 날개가 만들어내는 바람,
그 속에서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수백 마리의 새가 만들어내는 실루엣은
마치 자연이 준비한 거대한 퍼포먼스 같았다.

화포천습지는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겨울에는 철새들의 군무가 장관을 이루고,
봄과 여름에는 초록빛 생명력이 가득하다.
물안개는 마치 꿈의 잔해처럼 천천히 떠올랐고,
그 사이로 철새들의 울음이 잔잔하게 스며들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곳의 새벽을 경험해 보길 추천하고 싶다.
잠시 멈춰 서서 자연이 주는 선물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화포천습지다.

그리고 마침내, 태양이 산 위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붉고 따뜻한 빛이 습지를 감싸 안으며,
세상은 다시 태어나는 듯했다.

인내로 먹고사는 왜가리가 고요한 물결을 가만히 바라보며 서 있었다.
움직임 하나 없이, 바람조차 방해하지 못하는 집중 속에서
그 새는 오직 한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햇빛이 물 위에 번져 금빛으로 흔들릴 때, 왜가리의 눈동자도 함께 빛났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은 때로는 말보다 깊은 침묵으로 많은 것을 알려준다.
기다림이 곧 삶이고, 인내가 곧 생존이라는 것을...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자연은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간에,
그러나 결코 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또다시 이 새벽을 찾아올 것이다.
철새와 일출이 들려주는 조용한 이야기 속으로...
ㅡ 2025년 12월 18일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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