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에 그려놓은 그들만의 속삭임
비록 침묵하는 연대일지라도
그들만의 언어로 속삭인다.
우리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고…
그리고 그 꿈의 결 사이로 아주 미세한 떨림이 번져간다
말로는 닿지 못하는 마음들이 빛처럼 스며들어 서로를 비춘다
어둠은 더 이상 어둠이 아니고 고요는 더 이상 고요가 아니다
우리의 존재가 서로에게 닿는 순간 세상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깨어난다…

오후의 해 질 녘의 시간, 어스레한 어둠에서 많이 밝아진 것 같으나.
사물의 뚜렷한 모습을 분간하기 어렵다.
연지 옆을 지날 때쯤 호수 위에서 무언가가 푸덕거린다.
아~ 오리들이구나.
그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어수룩한 짬에서 그냥 짐작할 뿐이다

겨울을 나고 있는 연대들의 갖가지 모습에 절로 눈이 간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고 알 수 없는 기호로 저들 마음껏
펼치고 있는 모습들을 바라 보노라면
세기 전의 상형 문자들을 연상케 한다.

지난 무더운 여름날 연대들은 화려한 꽃이 열매를 맺도록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넓은잎이 무게 중심을 잡아가며 안간힘을 다하여 버텼을 것이다.
이제 꽂도 잎도 다 떠나보내고 자신은 홀로 넓은 호수에서 외발로 서기도 하고
쭉 엎드려 기지개도 켜고 있다.

그림자는 꼴을 따른다고 했고
때론 제그림자를 부둥켜안고 서서
새 삶을 기약하고 있으니
마치 춤이라도 추고 있는 것 같다.


조명 시설도 없는 공간에서 오직 물과 햇살만으로 응원을 받으며
그들은 그렇게 끈임없는 아날로그적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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