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악양생태공원 금계국
악양생태공원에 금계국이 만개했다는 소식에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바로 달려 보았다.
가는 길에 안개가 끼었다가 상승하는 중이어서
스모그 현상이 희뿌였게 끼인 것 같은 날씨였다.
금계국이 피여있는 생태공원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다음으로 예정되어 있는 함안 강나루가 문제일 것 같다.

악양 생태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건
연못가를 가득 채운 노란 금계국이다.
햇빛을 머금은 듯 환하게 피어 있는 꽃들 사이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걸어가고,
누군가는 카메라를 들고,
또 누군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오늘이 일요일인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왔는데,
연못가에 도착하자마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조용히 꽃이나 찍고 가려던 마음은
대형 관광버스 한 대가 들어오는 순간 산산이 흩어진다.
버스 문이 열리자마자
사진가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각자 삼각대를 들고, 긴 망원렌즈를 메고,
금계국 사이의 ‘그 한 장면’을 잡기 위해
자리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 장관이다.

나는 그 틈에서 잠시 멈춰 서서
이 풍경을 바라본다.
꽃을 찍으러 온 사람들,
사람을 찍는 사람들, 그
리고 그 모든 장면을 조용히 바라보는 나.
결국 자연 앞에서는
누구나 찍고 찍히는 존재가 되는 것 같다.
오늘의 악양은 그런 풍경으로 가득했다.

“찍고 찍히는 것이 인지상정.”
꽃을 찍으러 왔다가,
어느새 꽃에게 찍히는 기분.
바람에 흔들리는 금계국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사람들의 표정까지
노랗게 물들이는 순간,
누가 누구를 담는 건지 경계가 흐려진다.

연못 위로 비친 금계국의 그림자는
마치 또 하나의 꽃밭처럼 일렁이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풍경의 일부가 되어 조용히 흔들린다.

바람에 흔들리는 금계국 사이로
카메라를 든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들...
연못 위에 비친 노란 물결이
서로의 마음까지 비추는 듯한 순간...
사람이든 꽃이든,
아름다움 앞에서는 서로를 담고
또 담기게 마련이니까요.

꽃은 그저 피어 있을 뿐인데,
우리는 그 앞에서 괜히 마음이 말랑해지고
셔터를 누르는 손끝이 조심스러워지는 그런 날...

줌으로 당긴 소니 184mm 화각
니콘의 70~200mm F2.8 렌즈와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다.
밝은 렌즈를 즐겨 쓰는 사람은 어둡다고 하겠지만
가격대비 쓸만하다고 생각이 든다.
특히 장거리, 혹은 해외여행 시
소니 24~240mm 렌즈 하나만 끼우면 될 것 같다.

악양의 초여름은 늘 그렇듯,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다시 피어나기 위해
오늘도 노란빛을
아낌없이 쏟아내는 중일겁니다.

샤스타데이지와 연못의 반영이 좋습니다.
하얗게 펼쳐진 데이지의 꽃잎과,
물 위에 살짝 흔들리며 비치는 반영은
서로를 더 맑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죠.

이곳엔 없는 꽃이 없네요.
노란 금계국 사이에 핀
콩과의 보랏빛 살갈퀴 꽃입니다.
살갈퀴는 콩과답게 가느다란 줄기와
작은 나비꽃 모양이 은근히 우아한데,
금계국의 강렬한 노란색 속에서
보랏빛이 더 선명하게 살아났습니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바람이 없어
연못의 반영이 아름답게 나타나네요,
이것 또한 오늘의 행운입니다.

잠시 멈춰 서서 셔터를 누르면
카메라 안에는 꽃이 담기고,
마음속에는 그날의 공기와 온도가 함께 저장된다.
악양의 초여름은 그렇게,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다시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금계국은 원래도 ‘초여름을 가장 화사하게 피는 꽃’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풍성하고 밝은 분위기를 주는데,
악양생태공원처럼 넓게 군락을 이룬 곳에서는
정말 황금빛 카펫 같았습니다.
이상 금계국 꽃천지 악양생태공원에서 담아 왔습니다.
ㅡ 감사합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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